ENDODONTIC RETREATMENT
신경치료를 받았는데
그 치아가 다시 아프다면
재신경치료를 생각할 때입니다
신경을 제거한 치아가 왜 다시 아픈지,
자연치아를 지킬 방법은 있는지 정리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자연치아 살리는 재신경치료 전문 서울더자연치과 치과의사 김민수입니다.
“몇 년 전에 신경치료 받은 이인데요. 그 이가 또 아파요.”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 말씀을 하시는 분들의 표정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당황스러움입니다.
신경치료는 큰 치료라고 알고 계셨고, 시간도 여러 번 들여서 받으셨고, 그때는 분명 통증이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다시 아프니까 “그 치료가 잘못된 건가”, “이제 이를 빼야 하나” 하는 생각부터 드시는 것입니다.
오늘은 그 상황에 대해 말씀드리려 합니다. 신경을 제거한 치아가 왜 다시 아픈지, 재신경치료란 무엇이며 어떤 경우에 고려하게 되는지 순서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01
Why It Hurts
신경을 제거했는데 왜 아플까요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오해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신경치료를 ‘아픈 신경을 없애는 치료’로 이해하십니다. 절반은 맞는 말입니다. 신경치료는 치아 안쪽의 신경과 혈관 조직을 제거하고, 그 빈 공간을 소독한 뒤 재료로 채워 넣는 치료입니다. 그래서 치료가 끝나면 그 치아 자체는 시린 느낌이나 찬물에 반응하는 감각이 없어집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치아 뿌리 끝은 잇몸뼈와 맞닿아 있습니다.
치아는 공중에 떠 있는 것이 아니라 뿌리가 뼈 안에 박혀 있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뿌리 끝에는 작은 구멍이 있어서 그 구멍을 통해 치아 안팎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만약 근관 안에 세균이 남아 있거나 시간이 지나 다시 들어가게 되면, 그 세균은 이 구멍을 통해 뿌리 바깥, 즉 잇몸뼈 쪽으로 나오게 됩니다. 이때 우리 몸은 방어 반응을 합니다. 그 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다시 느끼는 통증은 치아 안쪽 신경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뿌리 끝을 둘러싼 조직에서 오는 것입니다.
씹을 때 유독 불편하거나, 그 이만 콕 집어 아프거나, 잇몸을 눌렀을 때 뻐근한 느낌이 드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신경이 없는 치아가 아프다는 말이 모순처럼 들리지만, 아픈 곳이 다른 위치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우실 것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이 통증의 양상은 처음 신경치료를 받으실 때 느끼셨던 통증과 조금 다릅니다.
처음에 신경이 살아 있을 때는 찬물이나 뜨거운 것에 시리고, 밤에 욱신거리는 형태의 통증이 많습니다. 신경 자체가 자극에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재치료가 필요한 상태에서는 온도 자극보다 씹는 압력에 반응하는 통증이 두드러집니다. 뿌리 끝 조직에 염증이 있으니 그 위에서 힘을 주면 눌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찬물에는 괜찮은데 씹을 때만 아프다”는 말씀을 하시면, 저희는 뿌리 끝 상태를 먼저 확인하게 됩니다. 환자분이 느끼시는 통증의 성격 자체가 진단의 단서가 되는 셈입니다.
02
Root Causes
처음 치료가 잘못된 걸까요

이 질문을 조심스럽게 꺼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먼저 말씀드리면, 대부분의 경우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이유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치아 뿌리 안쪽의 근관은 곧게 뻗은 관 하나가 아닙니다. 머리카락보다 가는 관이 중간에 휘어지고, 갈라지고, 때로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곁가지를 옆으로 뻗고 있습니다. 같은 어금니라도 사람마다 근관의 개수가 다르고, 모양도 제각각입니다.
신경치료는 이 좁고 복잡한 공간을 기구와 소독액으로 청소하는 작업입니다. 최선을 다해 치료해도 구조 자체가 까다로우면 아주 미세한 공간에 세균이 남을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재치료가 필요해지는 상황은 다양합니다.
· 시간이 지나면서 충전재와 치아 사이에 틈이 생긴 경우
· 씌운 보철물 가장자리로 세균이 다시 들어간 경우
· 그 치아에 새로운 충치가 생긴 경우
· 치아에 금이 가면서 세균 통로가 만들어진 경우
· 근관 구조가 복잡해 일부 공간이 충분히 닿지 않은 경우
즉 재신경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은 누군가의 잘못이라기보다, 그 치아가 지나온 시간과 조건의 결과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부분을 먼저 말씀드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치료가 잘못됐나’ 하는 생각에 갇히면 정작 중요한 판단이 늦어지기 때문입니다.
03
Procedure
재신경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처음 신경치료와 가장 다른 점은 시작 지점입니다.
처음 치료는 비어 있는 근관을 청소하지만, 재신경치료는 이미 채워져 있는 것을 먼저 걷어내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기존 충전재는 오랜 시간 단단하게 굳어 있습니다. 이걸 치아를 상하지 않게 제거하는 과정이 재치료에서 시간과 정성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부분입니다. 씌워져 있는 보철물이 있다면 그것부터 제거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재료를 걷어낸 뒤에는 근관 내부를 다시 살펴봅니다. 이때 처음 치료에서 미처 확인되지 않았던 가는 곁가지 근관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재치료의 핵심은 사실 이 과정에 있습니다.
감염된 조직과 오염된 부분을 정리하고, 근관을 충분히 세척하고 소독합니다. 염증의 정도에 따라 약을 넣고 며칠 지켜본 뒤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감염이 조절되었다고 판단되면 근관을 다시 충전하고, 치아 상태에 따라 보철로 마무리합니다.
치료 횟수와 기간은 치아마다 다릅니다. 염증의 크기, 근관의 형태, 남아 있는 치아 구조의 양에 따라 달라지므로 검사 결과를 보고 말씀드리게 됩니다.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확인하는 것들
재신경치료는 바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방사선 사진으로 뿌리 끝 염증의 범위와 잇몸뼈가 얼마나 녹아 있는지를 봅니다. 기존에 채워진 재료가 뿌리 끝까지 제대로 도달해 있는지, 중간에 빈 공간이 있는지도 이때 확인합니다. 필요한 경우 CT를 촬영해 일반 방사선 사진에서 겹쳐 보이던 근관을 입체적으로 살펴보기도 합니다.
임상적으로는 해당 치아를 가볍게 두드려 반응을 보고, 잇몸에 누공이 있는지, 치주낭 깊이는 어떤지를 함께 확인합니다.
이 과정이 필요한 이유는, 증상이 그 치아 때문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옆 치아의 문제가 그 부위에서 느껴지는 경우도 있고, 잇몸 자체의 염증이거나 치아에 금이 간 경우일 수도 있습니다. 원인을 잘못 짚으면 치료를 해도 증상이 그대로 남습니다.
치료 중 아프지는 않을까요
많이 걱정하시는 부분입니다. 특히 처음 신경치료 때 힘들었던 기억이 있으신 분들은 재치료라는 말만 들어도 긴장하십니다.
재신경치료 자체는 마취 하에 진행되므로 치료 중 통증은 조절이 가능합니다. 다만 이미 뿌리 끝에 염증이 있는 상태에서는 마취가 평소보다 덜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염증이 있는 조직은 마취약이 잘 작용하지 않는 성질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마취 방법을 달리하거나, 염증을 먼저 가라앉힌 뒤 본격적인 치료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치료 후 며칠간 씹을 때 뻐근한 느낌이 남을 수 있습니다. 이는 건드려진 조직이 회복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반응인 경우가 많습니다. 통증에 대한 걱정이 크시다면 상담 때 미리 말씀해 주시는 편이 좋습니다.
재신경치료를 하면 치아를 살릴 수 있나요

가장 중요한 질문입니다. 그리고 솔직하게 답변드려야 하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모든 치아를 살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재신경치료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치아 뿌리에 금이 가거나 쪼개진 경우
· 잇몸뼈 손상이 매우 크게 진행된 경우
· 남아 있는 치아 구조가 너무 부족해 보철을 지탱하기 어려운 경우
· 반복된 치료로 치아가 얇아진 경우
특히 뿌리에 금이 간 경우는 아무리 안쪽을 깨끗하게 청소해도 그 틈으로 세균이 계속 들어오기 때문에 재치료의 의미가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뿌리 자체가 온전하고 주변 뼈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다면, 재신경치료를 통해 발치하지 않고 자연치아를 유지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판단은 사진 한 장으로 되지 않습니다. 방사선 검사와 임상 검사를 함께 보고 치아마다 개별적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그래서 “살릴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 바로 답을 드리기 어려운 것이고, 검사를 먼저 권해드리는 것입니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확인해 보세요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 신경치료했던 치아가 다시 아프다
· 그 이로 씹을 때만 유독 불편하다
· 잇몸에 작은 물집 같은 것이 생겼다 없어졌다 한다
· 그 부위 잇몸이 반복적으로 붓는다
· 치아 색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 방사선 사진에서 뿌리 끝 염증이 확인됐다
이 중 특히 잇몸에 물집처럼 뭔가 생겼다 사라지는 증상은 그냥 넘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염증이 만들어낸 고름이 빠져나가는 통로가 생긴 상태일 수 있는데, 고름이 빠지면 압력이 줄어 통증이 사라집니다. 그래서 “괜찮아졌다”고 느끼시지만 안쪽에서는 염증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이런 증상이 있다고 해서 모두 재신경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옆 치아의 문제가 그 부위에서 느껴지는 경우도 있고, 잇몸 자체의 문제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원인을 확인하는 과정이 먼저입니다.
재신경치료에 관해 자주 묻는 질문
Q1. 재신경치료는 처음 신경치료보다 어렵나요?
과정이 하나 더 늘어난다고 보시면 됩니다. 기존 충전재와 보철물을 제거하고 감염 원인을 다시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치아 상태에 따라 치료 시간과 내원 횟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관이 복잡하거나 기존 재료가 단단히 굳어 있는 경우에는 시간이 더 걸립니다.
Q2. 신경치료한 지 10년이 넘었는데 지금도 가능한가요?
치료받은 시기보다 현재 치아와 주변 뼈의 상태가 더 중요합니다. 오래됐다는 이유만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염증이 오래 진행되었다면 그 사이 주변 잇몸뼈가 녹아 있을 수 있습니다. 뼈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가 판단의 기준이 되므로, 방사선 검사를 통해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Q3. 통증이 전혀 없는데도 재신경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나요?
네, 있습니다. 염증이 아주 천천히 진행되면 통증 없이 뿌리 주변 뼈만 조금씩 녹는 상태가 됩니다.
이런 경우 다른 치료를 위해 찍은 방사선 사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증상이 없다고 해서 문제가 없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 정기 검진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Q4. 재신경치료 대신 바로 임플란트를 하면 안 되나요?
선택하실 수 있는 방향이기는 합니다. 다만 순서를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자연치아는 한 번 빼면 되돌릴 수 없지만, 재신경치료를 시도해 본 뒤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때 임플란트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치아 상태에 따라 처음부터 발치가 더 나은 판단인 경우도 있습니다. 검사 후 함께 상의해서 정하는 부분입니다.
재신경치료를 마치며
자연치아에는 임플란트가 아직 따라오지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치아 뿌리 주변에는 씹는 힘의 세기를 감지하는 감각 조직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딱딱한 것을 씹을 때 무의식적으로 힘을 조절합니다. 임플란트는 뼈에 직접 붙어 있는 구조라 이 감각이 자연치아만큼 세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살릴 수 있는 치아라면 한 번은 시도해 보시길 권해드리는 편입니다.
물론 모든 치아가 대상은 아닙니다. 무리하게 붙잡는 것이 오히려 주변 뼈를 더 잃게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그 치아가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 확인하는 일입니다.
신경치료한 이가 다시 불편하시다면, ‘원래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내시기보다 한 번 검사를 받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시기가 이를수록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치아 신경 관련 치료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다면 아래 글도 참고해 주세요.
지금까지 서울더자연치과 치과의사 김민수였습니다.
본 포스팅은 의료법 제56조 제1항을 준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개인에 따라 진료 및 치료방법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으며, 효과와 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점을 안내드립니다. 진료 전 전문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권해드립니다.
※ 본문의 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일러스트 이미지입니다.